벚꽃은 유난히도 빨라지고 있어요. 봄이 오면 점진적으로 잎이 나고 꽃이 피던 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빨라지고 있어요. 기후 온난화에 취약한 분비나무,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 아고산대 식생이 감소하고, 소나무 생육 분포 범위가 축소하고 유전적 다양성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동백나무와 대나무 등 상록활엽수, 난온대성 식물 분포 범위가 확대돼 숲 생태계의 근간인 생산자 집단이 교란되고 있습니다.
남산에서는 산개구리가 1월에 산란을 시작했어요. 산에서 흔히 보는 박새의 번식도 빨라졌죠. 봄꽃과 동물 번식을 일찍 접하니 흥밋거리일 수 있지만, 생물에게는 가혹한 시련입니다. 수분을 해줄 곤충을 만나지 못하고 새끼에게 먹일 애벌레를 충분히 못 구해 생존과 번식이 어려워요. 생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생태적 엇박자는 식물과 동물의 상호 관계와 먹이 사슬을 교란해 개체군을 감소시키며,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멸종에 이르게 됩니다.
생태계 보전은 기후위기 대응에 매우 중요해요. 생물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생활 터전인 자연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산림, 하천, 습지, 갯벌, 해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도 자연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회복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 수 있어요. 산림을 훼손하고 습지를 메우면 탄소 저장고가 사라지죠. 어린 나무를 심으려고 오래된 나무를 베지 말아야 합니다. 꿀벌과 야생벌이 돌아오고 새와 개구리가 함께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려면 많은 시민이 도시녹지를 보전하고 생명을 지키는 운동에 동참해야 해요.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생명을 돌보고 아끼는 생명공동체 문화가 확대돼야 합니다. 저 멀리 사는 북극곰의 눈물뿐 아니라 내 집 앞에서 무자비하게 잘려 나가는 가로수, 갈 곳 잃어 헤매는 새와 개구리에 마음을 내주고 친구가 돼야 하죠. 그들을 아껴주고 보살펴 줄 수 있는 생태 감수성과 실천 행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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