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영 활동가입니다.
저는 스스로 숲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은 고도로 도시화된 메트로폴리스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도시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와중에 숲과 자연은 도시를 선진국의 반열에 올리고 나면 자연히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숲을 만들기는커녕 있는 숲도 갈아엎으며 오늘의 도시를 만들었겠죠. 그렇게 도시를 개발한 결과는 어떠한가요? 우리에게 남은 것은 1인당 생활권도시림 면적 6㎡의 메트로폴리스뿐입니다.
공기를 정화하고, 뜨거워진 도시를 식히는 숲은 도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아직도 크고 작은 개발사업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할 것들이 있음에도, 과거를 답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나름의 답을 찾았지만요.
이 이야기를 하려면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2019년의 어느 날 한남공원을 처음으로 만났거든요. 한남공원은 1940년 3월 12일 결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공원입니다. 그러나 8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공원으로 조성됐던 적은 없었죠. 1940년부터 80년간 외국 군대에게 점용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공원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제 머릿속에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소중한 녹지라는 생각이 번뜩였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는 한남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들을 수도 없이 던졌습니다. ‘서울시가 그 땅을 보상해줄리가 없다.', ‘부자동네에 공원을 왜 만들어 주냐', ‘적당히 하고 이제 그만 정리해라, 그러다 힘만 빠진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남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동의해주시는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그 작은 응원들이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