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문의 :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010-6789-3591 / young08@kfem.or.kr)
선택적/친환경 방제는 불가능하다
곤충 데스노트 조례안 폐기하라
౦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동물권행동 카라,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울환경연합, 은평민들레당, 풀씨행동연구소 등 57개 환경⋅동물권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8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౦ 8월 20일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가 고시되었다. 이 조례안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같이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인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조례안에 명시된 ‘대발생 곤충’의 기준이 모호하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향후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 조례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౦ 그 결과 서울시의회 입법예고 누리집에는 조례안 입법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지방조례안의 입법예고에 이례적으로 380여명의 시민들이 반대의견을 제출했고, 이를통해 시민들은 단순히 불편함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౦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로 발언한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 전문위원은 “러브버그는 박멸할 수 없으며, 친환경적 방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침묵의 봄을 되풀이하고 생태재앙을 초래할 조례안 절대 반대합니다”, “생명경시하는 조례안 절대 반대합니다”와 같은 시민의견이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올라왔다고 소개하며 서울시의회가 현명하게 대처해 줄 것을 주문했다.
౦ 이어서 발언한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러브버그는 생태학적으로 익충이라는 것이 알려져있는 종”이라며 “익충과 해충이라는 구도도 잘못되었지만, 단지 못마땅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과학적인 사실을 뒤집는 것은 거짓을 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방제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효과도 없다”며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만들고 박멸하기 위해 방제를 한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를 죽여 자연 전체에 해악을 끼치게 될 뿐”이라 지적했다.
౦ 서울에서 러브버그가 처음 대발생한 곳으로 지목되는 봉산에서 봉산생태조사단 활동을 진행하는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러브버그 대발생의 원인이 살충제 살포때문일 수 있다는 보도 이후, 은평구는 친환경 방제라 홍보하면서 ‘끈끈이 롤트랩’, ‘직접 포획’, ‘낙엽 정비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작은 생물을 비선택적으로 포획해 죽이는 끈끈이 롤트랩, 숲을 뒤져가며 직접 잡아죽이는 방식의 살생,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수많은 생물의 먹이 은신처이자 삶터가 되는 낙엽을 제거하는 방제를 과연 친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면서 밀집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처음 러브버그를 만난 시민들의 민원이 늘어났을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함부로 죽여 마땅한 생물로 만들면 안 된다”, “지자체에서 할 일은 러브버그를 비롯한 다른 곤충들의 생태를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짧은 대발생 시기를 함께 인내하는 공존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౦ 마지막으로 발언한 조현정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기획팀장은 이번에 발의된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이 “생명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유해야생동물을 떠올리게 한다”며 “유해야생동물 지정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하고 논쟁이 끊임없는데 하물며 곤충의 개체수가 많다고, 단순히 징그럽다는 이유로 눈앞에서 물건을 치우듯이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유해하다고 해도 고통 속에서 죽어 마땅한 생명은 없다”며 “무분별한 방제는 생태계 교란과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౦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해당 조례안이 통과되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거로 특정 곤충종을 방제하겠다는 명목으로 광범위한 생태파괴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 정부가 서명한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의 실천 목표 7번, 즉 2030년까지 모든 출처로부터 발생하는 오염 위험과 오염의 부정적 영향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및 서비스에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위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౦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도 성명서에서 “그동안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행동요령 안내를 통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고,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곤충의 생태를 설명하며 공존의 방향을 제시하며, 대발생 곤충에 대한 시민 혼란이 줄어들고, 포용적 인식과 긍정적 이해가 커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상황속에서 발의된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안은 그동안 서울시와 전문가, 시민들이 쌓아온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교란시키는 해로운 조례”라고 말했다.
౦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서울시의회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시민사회단체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며 상임위원회 안건심사 과정에서 조례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9월 6일(금)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౦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생태계의 일원을 무분별하게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근거가 될 조례안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생명의 편에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2024. 08. 27.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가로수시민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곤충학자 정부희 박사, 공릉천친구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기후위기기독인연대, 기후행동은평전환연대, 꽃피는책,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녹색미래,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다음세대를 위한 삶[다기삶], 도토리숲학교,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 딱다구리보전회,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마인드풀가드너스 사회적협동조합, 물들이연구소, 벌볼일있는사람들, 봉산생태조사단,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산다움, 산현재, 살처분폐지연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의숲, 생명학연구회,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 서울환경연합, 신대승네트워크, 아침책숲,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에티컬테이블, 은평민들레당, 을지공간, 자연의벗 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터치포굿, 풀씨행동연구소, 학부모환경단 한그루, 한국생태심리연구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중등교사모임,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초등교사모임
(이상 57개 단체)
[성명서]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을 폐기하라!
지난 8월 20일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등 곤충 대발생시 방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 입법예고가 고시되었다. 윤영희 국민의힘 서울시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의회 누리집에는 이 조례안 입법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쇄도했다.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제출 마감시한이었던 8월 24일까지 해당 조례안에는 380명에 달하는 시민이 반대의견을 제출했고, 동시에 입법예고된 60여개 조례안에 대한 의견이 전혀 없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뜨겁고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와 같은 반응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발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근거로 적극적인 방제를 가능하게 하는 이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키우고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 조례가 될 수 있어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 꿀벌과 야생벌을 비롯하여 생태계를 유지·보전하는 수분매개 곤충들 뿐 아니라 무수한 동식물이 방제에 희생되고 생물다양성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될 것이다. 해당 조례안이 통과되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거로 특정 곤충 종을 방제하겠다는 명목으로 광범위한 생태계 파괴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서명한 UN 생물다양성 협약의 실천 목표 7번, 즉 ‘2030년까지 모든 출처로부터 발생하는 오염 위험과 오염의 부정적 영향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및 서비스에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위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서울시의회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은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이며 반생태적이다. 첫째, 시민불편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 조례안에서 언급된 동양하루살이,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고,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들이 인간 눈에 가시화되어 ‘불편’을 끼치는 것은 짧은 생애 중 약 1주일의 기간에 불과하다. 조례안에서는 ‘대발생 곤충’을 “전염성 병원체를 매개하지 않지만, 주거·상업 지역 등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지역에 대량으로 출현하여 시민들에게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피해 또는 불편을 주는 곤충”이라 정의하고 있는데, ‘대발생’의 기준과 ‘상당한 정신적 피해’의 기준이 모호하고 비과학적이다. 생태계에 도움을 주고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옮기지도 않는 곤충을 단지 시민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만든다면, 향후 매미, 벌 등 어떤 곤충도 방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조례안에서는 ‘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한다고 했지만, 특정 곤충만을 죽이는 ‘친환경’ 방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최근 몇몇 구청이 ‘친환경 방제’로 홍보하며 숲에 설치한 끈끈이 트랩은 비선택적으로 곤충을 죽이며, 곤충과 새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대발생 곤충을 방제하면, 해당 종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과 새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더욱 심각한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조례안에서 언급한 곤충 대발생의 원인인 ‘도시환경 변화’를 심화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는 조례안이 해소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불편과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오히려 더 많이 유발하는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모든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조례에서 말하는 ‘친환경’ 방제는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일 뿐이므로 살충제 남용 등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화학적 방제의 위험은 환경 분야의 고전 <침묵의 봄>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사한 지위의 곤충과 천적을 죽여, 독성에 대한 내성이 강한 곤충의 대발생이나 생물다양성의 전반적인 감소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도심 주거지와 거리에서 살포하는 살충제의 잔여물은 어린이와 노약자, 반려동물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적 방제’에 대한 예산 투입보다 러브버그가 발생하는 일주일을 잘 견디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시민 건강에 유익하다.
곤충은 지구 상에 있는 동물의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분화되고 번성한 분류군이며,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1·2차 소비자이자 분해자의 지위를 가진 중요한 분류군이다. 곤충대발생은 기후, 먹이조건, 포식자 등 조건에 따라 때때로 일어날 수 있으며, 최근 도시 안에서 대발생이 자주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 외래곤충 유입, 서식지 파괴 등이 꼽힌다.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 서식지 개발에 따른 환경변화가 원인으로 논의되는 만큼, 현상을 제거하기에 급급하기보다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러브버그가 생태계에서 중요한 수분매개체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심리적 이유만으로 ‘해충’으로 지정하고 박멸하려는 시도는 2050년까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그 이행조차 어렵게 만들 것이고 미래세대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행동요령 안내를 통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곤충의 생태를 설명하며 공존의 방향을 제시해왔다. 이에 따라 대발생 곤충에 대한 시민 혼란이 줄어들고, 포용적 인식과 긍정적 이해가 커지고 있었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안은 그동안 서울시와 전문가, 시민들이 쌓아온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교란시키는 해로운 조례다. 만약 서울시의회가 곤충 대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지역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시민 일반의 건강과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혜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입법예고 의견제출 시민 380여명과 함께하는 우리는 요구한다.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을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 안건심사에서 폐기하라!
2024. 08. 27.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가로수시민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곤충학자 정부희 박사, 공릉천친구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 기후변화청년모임 Big Wave, 기후위기기독인연대, 기후행동은평전환연대, 꽃피는책,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녹색미래,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다음세대를 위한 삶[다기삶], 도토리숲학교,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 딱다구리보전회,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마인드풀가드너스 사회적협동조합, 물들이연구소, 벌볼일있는사람들, 봉산생태조사단,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산다움, 산현재, 살처분폐지연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의숲, 생명학연구회,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 서울환경연합, 신대승네트워크, 아침책숲,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에티컬테이블, 은평민들레당, 을지공간, 자연의벗 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터치포굿, 풀씨행동연구소, 학부모환경단 한그루, 한국생태심리연구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중등교사모임,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초등교사모임
(이상 57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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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문의 :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010-6789-3591 / young08@kfem.or.kr)
선택적/친환경 방제는 불가능하다
곤충 데스노트 조례안 폐기하라
౦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동물권행동 카라,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울환경연합, 은평민들레당, 풀씨행동연구소 등 57개 환경⋅동물권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8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౦ 8월 20일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가 고시되었다. 이 조례안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같이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인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조례안에 명시된 ‘대발생 곤충’의 기준이 모호하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향후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 조례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౦ 그 결과 서울시의회 입법예고 누리집에는 조례안 입법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지방조례안의 입법예고에 이례적으로 380여명의 시민들이 반대의견을 제출했고, 이를통해 시민들은 단순히 불편함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౦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로 발언한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 전문위원은 “러브버그는 박멸할 수 없으며, 친환경적 방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침묵의 봄을 되풀이하고 생태재앙을 초래할 조례안 절대 반대합니다”, “생명경시하는 조례안 절대 반대합니다”와 같은 시민의견이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올라왔다고 소개하며 서울시의회가 현명하게 대처해 줄 것을 주문했다.
౦ 이어서 발언한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러브버그는 생태학적으로 익충이라는 것이 알려져있는 종”이라며 “익충과 해충이라는 구도도 잘못되었지만, 단지 못마땅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과학적인 사실을 뒤집는 것은 거짓을 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방제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효과도 없다”며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만들고 박멸하기 위해 방제를 한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를 죽여 자연 전체에 해악을 끼치게 될 뿐”이라 지적했다.
౦ 서울에서 러브버그가 처음 대발생한 곳으로 지목되는 봉산에서 봉산생태조사단 활동을 진행하는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러브버그 대발생의 원인이 살충제 살포때문일 수 있다는 보도 이후, 은평구는 친환경 방제라 홍보하면서 ‘끈끈이 롤트랩’, ‘직접 포획’, ‘낙엽 정비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작은 생물을 비선택적으로 포획해 죽이는 끈끈이 롤트랩, 숲을 뒤져가며 직접 잡아죽이는 방식의 살생,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수많은 생물의 먹이 은신처이자 삶터가 되는 낙엽을 제거하는 방제를 과연 친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면서 밀집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처음 러브버그를 만난 시민들의 민원이 늘어났을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함부로 죽여 마땅한 생물로 만들면 안 된다”, “지자체에서 할 일은 러브버그를 비롯한 다른 곤충들의 생태를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짧은 대발생 시기를 함께 인내하는 공존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౦ 마지막으로 발언한 조현정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기획팀장은 이번에 발의된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이 “생명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유해야생동물을 떠올리게 한다”며 “유해야생동물 지정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하고 논쟁이 끊임없는데 하물며 곤충의 개체수가 많다고, 단순히 징그럽다는 이유로 눈앞에서 물건을 치우듯이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유해하다고 해도 고통 속에서 죽어 마땅한 생명은 없다”며 “무분별한 방제는 생태계 교란과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౦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해당 조례안이 통과되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거로 특정 곤충종을 방제하겠다는 명목으로 광범위한 생태파괴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 정부가 서명한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의 실천 목표 7번, 즉 2030년까지 모든 출처로부터 발생하는 오염 위험과 오염의 부정적 영향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및 서비스에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위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౦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도 성명서에서 “그동안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행동요령 안내를 통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고,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곤충의 생태를 설명하며 공존의 방향을 제시하며, 대발생 곤충에 대한 시민 혼란이 줄어들고, 포용적 인식과 긍정적 이해가 커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상황속에서 발의된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안은 그동안 서울시와 전문가, 시민들이 쌓아온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교란시키는 해로운 조례”라고 말했다.
౦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서울시의회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시민사회단체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며 상임위원회 안건심사 과정에서 조례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9월 6일(금)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౦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생태계의 일원을 무분별하게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근거가 될 조례안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생명의 편에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2024. 08. 27.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가로수시민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곤충학자 정부희 박사, 공릉천친구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기후위기기독인연대, 기후행동은평전환연대, 꽃피는책,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녹색미래,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다음세대를 위한 삶[다기삶], 도토리숲학교,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 딱다구리보전회,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마인드풀가드너스 사회적협동조합, 물들이연구소, 벌볼일있는사람들, 봉산생태조사단,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산다움, 산현재, 살처분폐지연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생명다양성재단, 생명의숲, 생명학연구회,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 서울환경연합, 신대승네트워크, 아침책숲,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에티컬테이블, 은평민들레당, 을지공간, 자연의벗 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터치포굿, 풀씨행동연구소, 학부모환경단 한그루, 한국생태심리연구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중등교사모임, 환경과생명을지키는서울초등교사모임
(이상 57개 단체)
[성명서]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을 폐기하라!
지난 8월 20일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등 곤충 대발생시 방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 입법예고가 고시되었다. 윤영희 국민의힘 서울시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의회 누리집에는 이 조례안 입법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쇄도했다.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제출 마감시한이었던 8월 24일까지 해당 조례안에는 380명에 달하는 시민이 반대의견을 제출했고, 동시에 입법예고된 60여개 조례안에 대한 의견이 전혀 없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뜨겁고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와 같은 반응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발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근거로 적극적인 방제를 가능하게 하는 이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키우고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 조례가 될 수 있어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 꿀벌과 야생벌을 비롯하여 생태계를 유지·보전하는 수분매개 곤충들 뿐 아니라 무수한 동식물이 방제에 희생되고 생물다양성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될 것이다. 해당 조례안이 통과되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거로 특정 곤충 종을 방제하겠다는 명목으로 광범위한 생태계 파괴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서명한 UN 생물다양성 협약의 실천 목표 7번, 즉 ‘2030년까지 모든 출처로부터 발생하는 오염 위험과 오염의 부정적 영향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및 서비스에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위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서울시의회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은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이며 반생태적이다. 첫째, 시민불편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 조례안에서 언급된 동양하루살이,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고,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들이 인간 눈에 가시화되어 ‘불편’을 끼치는 것은 짧은 생애 중 약 1주일의 기간에 불과하다. 조례안에서는 ‘대발생 곤충’을 “전염성 병원체를 매개하지 않지만, 주거·상업 지역 등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지역에 대량으로 출현하여 시민들에게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피해 또는 불편을 주는 곤충”이라 정의하고 있는데, ‘대발생’의 기준과 ‘상당한 정신적 피해’의 기준이 모호하고 비과학적이다. 생태계에 도움을 주고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옮기지도 않는 곤충을 단지 시민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만든다면, 향후 매미, 벌 등 어떤 곤충도 방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조례안에서는 ‘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한다고 했지만, 특정 곤충만을 죽이는 ‘친환경’ 방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최근 몇몇 구청이 ‘친환경 방제’로 홍보하며 숲에 설치한 끈끈이 트랩은 비선택적으로 곤충을 죽이며, 곤충과 새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대발생 곤충을 방제하면, 해당 종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과 새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더욱 심각한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조례안에서 언급한 곤충 대발생의 원인인 ‘도시환경 변화’를 심화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는 조례안이 해소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불편과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오히려 더 많이 유발하는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모든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조례에서 말하는 ‘친환경’ 방제는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일 뿐이므로 살충제 남용 등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화학적 방제의 위험은 환경 분야의 고전 <침묵의 봄>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사한 지위의 곤충과 천적을 죽여, 독성에 대한 내성이 강한 곤충의 대발생이나 생물다양성의 전반적인 감소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도심 주거지와 거리에서 살포하는 살충제의 잔여물은 어린이와 노약자, 반려동물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적 방제’에 대한 예산 투입보다 러브버그가 발생하는 일주일을 잘 견디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시민 건강에 유익하다.
곤충은 지구 상에 있는 동물의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분화되고 번성한 분류군이며,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1·2차 소비자이자 분해자의 지위를 가진 중요한 분류군이다. 곤충대발생은 기후, 먹이조건, 포식자 등 조건에 따라 때때로 일어날 수 있으며, 최근 도시 안에서 대발생이 자주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 외래곤충 유입, 서식지 파괴 등이 꼽힌다.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 서식지 개발에 따른 환경변화가 원인으로 논의되는 만큼, 현상을 제거하기에 급급하기보다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러브버그가 생태계에서 중요한 수분매개체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심리적 이유만으로 ‘해충’으로 지정하고 박멸하려는 시도는 2050년까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그 이행조차 어렵게 만들 것이고 미래세대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행동요령 안내를 통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곤충의 생태를 설명하며 공존의 방향을 제시해왔다. 이에 따라 대발생 곤충에 대한 시민 혼란이 줄어들고, 포용적 인식과 긍정적 이해가 커지고 있었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안은 그동안 서울시와 전문가, 시민들이 쌓아온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를 교란시키는 해로운 조례다. 만약 서울시의회가 곤충 대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지역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시민 일반의 건강과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혜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입법예고 의견제출 시민 380여명과 함께하는 우리는 요구한다.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을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 안건심사에서 폐기하라!
2024. 08. 27.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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