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80여개 환경단체들 대통령실에 “산불 특별법, 재의 요구권 행사하라!”

2025-10-02


80여개 환경단체들 

대통령실에 “산불 특별법, 재의 요구권 행사하라!”  촉구


  • “산불특별법서 피해 지원은 살리되 난개발 특혜는 막아야” 
  • 본회의 통과된 산불 특별법, 보호지역 해제와 산림 난개발로 이어질 조항 다수 포함  
  • 산불 피해지역, 전면적인 개발보다 실질적인 구제책으로 구성되어야


10월 2일, 초대형 산불 피해 주민 구제를 표방한 법안에 보호지역 해제와 산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조항들이 다수 포함된 사실이 확인돼, 80여개 환경단체와 일부 조계종 사찰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산청·안동·경남 등 피해지역의 시민·환경단체 80여 곳과 서울환경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합,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일부 사찰 등은 2일 오전 11시 30분 전쟁기념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실에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와 재건을 위한 특별법」(이하 산불특별법)에 대한 재의 요구권 행사를 촉구했다. 재의 요구권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이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재의를 요구하는 권한이다. 


산불특별법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반부에는 금융·의료·심리지원, 소상공인·중소기업 복구비, 산림 회복 사업 등 피해 지원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산림투자선도지구 지정, 관광·휴양 개발 요건 완화, 인·허가 간소화와 각종 규제 특례가 포함돼 개발 특례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정은아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피해지 벌목 뒤 산사태까지 겪은 마을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골프장 같은 개발이 아니라 집·학교·공동체의 회복”이라며 “주민 참여 없이 설계된 개발 특례 중심의 산불특별법은 상처를 키울 뿐이므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주민 요구가 반영된 진정한 특별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조항 중 하나인 제 30조는 ‘대형산불 피해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험목 제거사업의 경우에는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위험목의 정의가 법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산림 소유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임의로 벌채지역 선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제48조 인‧허가 의제, 제55조 토지 수용, 제56‧57조 산지‧국토계획 특례, 제60조 환경영향평가 협의기간 단축이 겹치면 산불 피해지역이 휴양‧관광 등 대규모 개발로 빠르게 전환되는 패스트트랙이 형성된다.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의 민영권 산청난개발위 대표는 “산청군은 산불 뒤 대규모 벌채가 이어졌고, 그 뒤 산사태까지 겪었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산림정책의 과학적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이번 특별법이 시행될 경우, ‘구제’를 명분으로 한 산림 개발 특례로 흐르면서 휴양시설·골프장 등 대규모 개발로 피해 지역 주민이 생활 터전에서 쫓겨날 우려가 있다”며 주민 요구에 기반한 실질적 구제책을 촉구했다.


또 제 5조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 구축과 관련해서는 구성인원 15인 중 환경부 공무원 1인을 제외하면 환경 관련 이슈를 논의할 주체가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런 조항들을 따져볼 때 이번 특별법 후반부는 '산불 피해구제'라는 명칭과 달리 산림 개발 사업 추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80여 개 단체는 성명을 통해 “산불특별법은 피해 지원은 살리고, 난개발 특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 법은 재난을 빌미로 한 개발 특례법, 이른바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산불 피해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하고 현실적인 지원과 재난 재발 방지 대책이다. 그러나 이번 특별법은 기후재난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 ‘이 참에 피해지를 개발하자’는 ‘재난 자본주의’의 성격이 두드러진다”며 “앞으로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재난지원 특별법에 난개발 조항이 반복된다면 전국의 산림이 훼손될 수 있다. 탄소 흡수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때에 산림 파괴를 가속하면 더 큰 기후재난을 부를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해당 법안이 국정과제와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태영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대한민국 정부가 UN 생물다양성 협약을 통해 수립된 쿤밍 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준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결정은 국제 협약에 역행하는 것” 이라며 “현 정권은 국정과제 123중 하나로 ‘육상 보호지역을 2030년까지 30%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법안은 국정과제와도 배치되므로 대통령실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연대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공동성명서를 대통령실 민원실에 공식 접수했다. 이어 이들은 대통령실의 입장을 확인하며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법안이 공포될 경우 시행령 단계에서 난개발로 이어질 독소조항의 최소화·삭제를 요구하며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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