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현장 목소리 반영”? 시민들의 과대포장 문제 목소리는 어디에 반영됐는가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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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구도희 자원순환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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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반영”? 시민들의 과대포장 문제 목소리는 어디에 반영됐는가


◌ 어제 3월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가 「제품의 포장재질 및 포장방법에 대한 간이측정방법 고시」 세부기준안을 행정예고했다. 온라인 유통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택배 포장으로 인한 폐기물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환경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택배 포장재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세부기준을 살펴보면 과대포장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


◌ 지난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과대포장 문제는 지속적으로 관행화되었다. 서울환경연합은 올해 2월 시민 제보를 통해서 ▲물품이 지나치게 큰 박스에 담겨 배송된 경우 ▲여러 겹의 완충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동일 상품이 여러 개의 박스로 나뉘어 배송되는 경우 등이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제도를 조속히 시행하는 것과 함께, 과대포장을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 그러나 어제 발표된 세부기준안은 완충재·보냉재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제시하고 있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 2월 제도 시행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완충재·보냉재를 제품의 일부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완충재를 제품의 일부로 간주할 경우 여러 겹의 포장재가 덧씌워지는 과대포장 구조를 충분히 방지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예외 대상이 과대포장을 정당화하거나 현장에서 제도가 악용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완충재·보냉재 규정을 포함한 내용이 시급히 보완되어야 한다.


◌ 수송포장 규제를 실제로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택배 유통은 물류센터, 배송 과정, 지역 간 이동 등 복잡한 유통 구조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나 매장에 진열된 제품의 포장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과 달리 택배 포장은 여러 지역을 거치며 이동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단속이 어렵다. 기존의 단속 방식이 작동되지 않을 것을 고려한다면, 시민 제보를 기반으로 한 신고 시스템이나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관리 방식이 반드시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 무엇보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어떤 소통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정부는 보다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후부는 이번 세부기준 마련이 산업계와 전문가, 시민사회 등과의 논의 끝에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여’ 마련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어떤 의견 수렴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 이번 세부기준에 포함된 여러 예외 기준과 완화 조항이 어떤 근거와 데이터에 기반해 마련된 것인지 또한 명확히 밝혀야 한다. 택배 포장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체는 기업만이 아니라 소비자이기도 하다. 정부는 산업계 중심의 논의에 머무르지 말고, 그간의 의견 수렴 과정과 정책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


◌ 택배 포장 규제는 온라인 유통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장재 기준, 단속 체계, 정책 설계 과정 등 전반적인 제도 구성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과대포장 문제는 시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 세부규정안이 환경 정책이 아니라 산업 편의 중심 정책으로 평가받지 않도록, 기후부는 포장폐기물 자체를 줄이기 위한 명확한 기준과 감축 목표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2026. 3. 5.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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