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기자회견문] 숲과 공공녹지에서 모든 종류의 네오니코티노이드 사용을 금지해야 (사진포함)

2024-05-20

담당최영 생태도시팀장연락처010-6789-3591 young08@kfem.or.kr


2024 세계 벌의 날 기자회견

숲과 공공녹지에서 모든 종류의

네오니코티노이드 사용을 금지해야


◌ 서울환경연합은 5월 20일 오후 1시 30분,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을 맞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꿀벌 위협하고 생물다양성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침묵의봄’ 이후 DDT를 비롯한 합성살충제의 위험성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DDT 사용은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합성살충제를 통한 화학방제는 계속되고 있다”며 “숲과 공공녹지에서 (나무주사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와 고위험 농약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 지난 2022년 서울환경연합이 “서울 공원·가로수·궁궐 일대 고독성(고위험) 농약 남용 실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서울시는 길동생태공원과 창포원에서 화학방제를 실시하지 않는 ‘무농약 공원’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전국에서 최초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그러나 그 이후로도 서울에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사용돼왔다. 농약독성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네오니코티노이드의 만성독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기에 해당 작물의 개화기에만 살충제를 살포하지 말라는 수준인데다, 나무주사 등에는 꿀벌 독성을 표기하지 않고 있어 일선 구청에서는 지속적으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 전문위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산림청은 그간 소나무재선충을 방제한다며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를 숲의 공중에서 광범위하게 살포해왔고”, “고위험 살충제가 숲과 공공녹지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농약독성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의 위해성을 외면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하는 환경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말했다.

 

◌ 최진우 전문위원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은 2022년 12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목표를 세워 2030년까지 전 세계 각 나라가 농약 등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을 50% 줄이기로 약속”했는데, “작년 말 환경부가 주도하여 수립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에는 구체적인 감축목표 없이 농약의 적정 사용을 유도한다는 수준으로만 반영되어 국제적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무농약 공원을 확대하고 “공원이나 가로수에서 병해충 방제시 나무주사를 포함하여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의 진전된 결정을 환영한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 살포용 약제인 플루피라디퓨론(인축독성Ⅲ)급은 저독성의 대체약제가 없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시행규칙」 제6조(방제)에 따른 산림청 지정 약제로 피해(우려)지역에 한해 불가피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 꿀벌을 위협하고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합성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이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공공녹지에서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하는 살충제 남용을 중단하고, 꿀벌과 야생벌을 비롯한 수분매개자 보호를 위한 시민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2024. 5. 20.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


[2024 세계 벌의 날 기자회견문]

 

꿀벌을 위협하고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을 중단하라

 

‘침묵의 봄’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3년 전부터 매년 수백억 마리의 꿀벌이 우리나라에서 죽어가고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아카시아 꽃이 만발해도 주변에서 벌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레이첼 카슨이 1962년 발간한 ‘침묵의 봄’은 당시 농사에 널리 쓰였던 살충제 농약 DDT의 위험성을 고발하여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사람에게도 위험한 합성살충제의 심각성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침묵의 봄’이 DDT와의 전투에 승리하여 전 세계적으로 DDT 사용을 금지시켰지만, 합성살충제가 난무하는 화학방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꿀벌이 줄어든 이유는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와 집약적 농업으로 인한 먹이원 식물의 감소, 그리고 살충제의 과도한 남용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꿀벌 기생충 응애를 제때 방제하지 못한 농민의 탓으로 돌렸지만 그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처사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꿀벌 죽음에 치명적인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을 주요 원인으로 밝힌 후 살충제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이를 부인하며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위험성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DDT와 마찬가지로 곤충의 뇌를 공격하는 신경독소로 DDT의 7천분의 1에 불과한 양으로도 꿀벌의 행동을 교란하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물이다. 그러나 이런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을 사용한 살충제는 오늘날 작물생산 목적뿐만 아니라 숲과 공공녹지의 병해충 방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국 곳곳의 숲과 녹지에 살충제가 과도하게 사용되어 꿀벌뿐만 아니라 꽃가루를 옮겨주는 야생벌과 다양한 곤충들이 대거 줄어들고 있다. 곤충이 줄어들면 이들과 상호관계를 맺어온 생태계 먹이사슬이 붕괴하고, 이는 생물다양성의 고갈로 이어진다. 올해 세계 철새의 날(World Migratory Bird Day) 주제는 곤충과 새의 관계를 강조한 ‘Protect insects, Protect birds’였다.

 

산림청은 그간 소나무재선충을 방제한다며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를 숲의 공중에서 광범위하게 살포해왔고, 생태독성이 높은 아바멕틴 살충제를 소나무에 나무주사형태로 주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온갖 곤충들이 죽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산림청은 농약범벅 송홧가루 논란에 대한 위해성을 부인하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내세워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화학방제에 여전히 주력하고 있다.

 

고위험 살충제가 숲과 공공녹지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농약 독성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의 위해성을 외면하고 있다. 국제적 대응 수준을 눈치 보고 있지만, 해당 작물의 개화기에만 살포하지 말라는 수준이기에 실질적인 규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봄과 여름에 약간의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되어도 그 효과는 겨울까지 이어져 꿀벌집단이 붕괴한다고 알려졌는데, 우리 정부는 네오니코티노이드의 만성독성 위해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나무의 줄기에 주입되는 방식의 살충제 사용은 꿀벌에 안전하다고 표시하여 주변의 숲과 공원, 가로수를 온통 농약으로 오염되게 했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은 2022년 12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목표를 세워 2030년까지 전 세계 각 나라가 농약 등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을 50% 줄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작년 말 환경부가 주도하여 수립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에는 구체적인 감축목표 없이 농약의 적정 사용을 유도한다는 수준으로만 반영되어 국제적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꿀벌을 위협하고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하는 환경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꿀벌을 위협하고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합성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숲과 공공녹지에서 모든 방식의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라

2.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의 만성독성과 생태계 위해성을 제대로 평가하라

3. 농약범벅 송홧가루의 위해성을 검증하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폐지하라

4. 농약 위해성을 평가하고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관리 체계를 도입하라

5. 합성살충제의 대안으로 예방, 기계적 해법, 생물학적 해법, 천연물 등 비화학적 방제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라

 

2024. 05. 20.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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