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일한 책임 회피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서울시는 상고 없이 항소 기각 인정하고, 새로운 대책 마련하라
◌ 오늘 서울고등법원 제9-3행정부(부장판사 김형배·김무신·김동완)는 마포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고시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에 이어 2심 역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한 것이다. 직매립 금지 이후 문제가 되는 생활폐기물의 공공 처리가 공공 소각장 확충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 서울시는 2021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가 제도화된 이후 5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음에도, 감량과 재활용 체계 강화라는 근본 대책 대신 마포구 소각장 확충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 매달려 왔다.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구조 전환이 아니라 시설 확대로 덮으려 한 결과가 오늘의 항소 기각이다.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하기보다 시설 확충으로 밀어붙인 선택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 오늘 기후부는 공공소각시설 ‘패스트트랙’을 발표하며 절차 단축을 강조했지만, 이는 서울시가 기대어 설 수 있는 또 다른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갈등의 원인이 된 방식 자체를 성찰하지 않은 채 속도만 높이는 접근은 근본 해법이 아니다.
◌ 소각장은 짐승과 같다. 한 번 지으면 끊임없이 먹이를 먹여야 한다. 그 먹이는 다름 아닌 쓰레기다. 대규모 소각장을 늘리는 순간, 우리는 쓰레기 감량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를 스스로 고착화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소각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수입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감량 사회로 가야 할 시기에,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유지되는 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선택이다.
◌ 더욱이 대규모 소각장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적 과제인 지금, 정부가 선택해야 할 길은 소각 인프라 확대가 아니라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다. 사람과 환경에 무해한 소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 이번 판결은 서울시가 더 이상 책임을 미루거나 절차를 우회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소송이 아니라 정책의 전환이다. 서울시는 상고 여부를 저울질하려 들지 말고, 항소 기각을 분명히 인정하고 판결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대법원 상고로 시간을 끄는 것은 정책 실패를 연장하고,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선택일 뿐이다.
◌ 직매립 금지는 단기간에 소각시설을 늘려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발생 억제, 재사용,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 없이는 쓰레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 이후 상고를 통해 또 한번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감량 중심의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라. 그것이 이번 판결이 던진 메시지에 응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 2. 12.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
담당자
구도희 자원순환팀 활동가
연락처
010-8256-1050 / heesayhi@kfem.or.kr
안일한 책임 회피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서울시는 상고 없이 항소 기각 인정하고, 새로운 대책 마련하라
◌ 오늘 서울고등법원 제9-3행정부(부장판사 김형배·김무신·김동완)는 마포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고시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에 이어 2심 역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한 것이다. 직매립 금지 이후 문제가 되는 생활폐기물의 공공 처리가 공공 소각장 확충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 서울시는 2021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가 제도화된 이후 5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음에도, 감량과 재활용 체계 강화라는 근본 대책 대신 마포구 소각장 확충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 매달려 왔다.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구조 전환이 아니라 시설 확대로 덮으려 한 결과가 오늘의 항소 기각이다.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하기보다 시설 확충으로 밀어붙인 선택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 오늘 기후부는 공공소각시설 ‘패스트트랙’을 발표하며 절차 단축을 강조했지만, 이는 서울시가 기대어 설 수 있는 또 다른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갈등의 원인이 된 방식 자체를 성찰하지 않은 채 속도만 높이는 접근은 근본 해법이 아니다.
◌ 소각장은 짐승과 같다. 한 번 지으면 끊임없이 먹이를 먹여야 한다. 그 먹이는 다름 아닌 쓰레기다. 대규모 소각장을 늘리는 순간, 우리는 쓰레기 감량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를 스스로 고착화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소각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수입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감량 사회로 가야 할 시기에,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유지되는 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선택이다.
◌ 더욱이 대규모 소각장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적 과제인 지금, 정부가 선택해야 할 길은 소각 인프라 확대가 아니라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다. 사람과 환경에 무해한 소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 이번 판결은 서울시가 더 이상 책임을 미루거나 절차를 우회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소송이 아니라 정책의 전환이다. 서울시는 상고 여부를 저울질하려 들지 말고, 항소 기각을 분명히 인정하고 판결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대법원 상고로 시간을 끄는 것은 정책 실패를 연장하고,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선택일 뿐이다.
◌ 직매립 금지는 단기간에 소각시설을 늘려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발생 억제, 재사용,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 없이는 쓰레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 이후 상고를 통해 또 한번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감량 중심의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라. 그것이 이번 판결이 던진 메시지에 응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 2. 12.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