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지의 역습, 강은 스스로 길을 낸다 – 2026년, 세계 습지의 날을 맞이하며 - |
◌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람사르 협약이 맺어진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서울의 심장인 한강은 여전히 콘크리트 옹벽 속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려온 지난 개발의 역사가 실상은 ‘습지 학살의 역사’였음을 통렬히 고발하며,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 앞에 겸허해질 것을 촉구한다.
◌ 우리가 찬양해온 한강의 기적은 강변의 모래톱과 수변 습지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도로를 올린 ‘토건의 기적’에 불과했다. 강의 숨구멍을 틀어막은 대가로 얻은 것은 끝없는 부동산 망국병이었고, 강을 생명이 아닌 수로(水路)로만 바라보는 뒤틀린 시선은 결국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라는 괴물을 낳았다. 그리고 그 탐욕의 바통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과 ‘한강버스’로 이어졌다.
◌ 그러나 강은 살아있다. 우리는 지난 2025년 11월 15일 발생한 한강버스 좌초 사건을 생생히 기억한다. 첨단 기술과 화려한 청사진으로 포장했지만, 한강버스는 결국 강바닥에 쌓인 모래톱에 걸려 멈춰 섰다. 서울시는 이를 단순한 운항 사고나 준설 부족 탓으로 돌렸지만, 우리는 이를 ‘습지의 역습’이라 명명한다. 그것은 사고가 아니라, 끊임없이 모래를 나르고 퇴적시켜 스스로 습지로 되돌아가려는 한강의 준엄한 경고이자 생명력의 증명이었다.
◌ 배를 띄우기 위해 강바닥을 파내고 또 파내어도, 강물은 어김없이 다시 모래를 실어와 그 자리를 메운다. 한강버스 좌초 사건은 인간이 아무리 거대한 자본과 기술로 강을 통제하려 해도, 흐르는 물의 본성을 결코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강은 유람선이 다니는 관광지나 교통수단이 아니라, 모래와 물과 뭇 생명이 어우러지는 습지여야 함을 강 스스로가 온몸으로 웅변한 것이다.
◌ 이제 인정해야 한다. 콘크리트를 뚫고 솟아나는 잡초처럼, 준설된 강바닥을 다시 채우는 모래처럼, 자연의 회복력은 인간의 몽상을 압도한다. 한강버스를 멈춰 세운 그 모래톱이야말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다.
◌ 습지의 역습은 이미 시작되었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기어코 잃어버린 습지를 회복시킬 것이다. 인공의 제방을 넘어, 썩은 보를 허물고, 막힌 물길을 틔워낼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강물이 스스로 그러하듯(自然), 한강이 다시금 거대한 습지로 되살아나 생명의 춤을 추는 그날까지 도도한 흐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강은 흘러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습지가 이긴다.
2026. 2. 2.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

(사진설명) 1월 29일 일출 직전 저자도 습지와 중랑천 한강 합수부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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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의 역습, 강은 스스로 길을 낸다
– 2026년, 세계 습지의 날을 맞이하며 -
◌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람사르 협약이 맺어진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서울의 심장인 한강은 여전히 콘크리트 옹벽 속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려온 지난 개발의 역사가 실상은 ‘습지 학살의 역사’였음을 통렬히 고발하며,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 앞에 겸허해질 것을 촉구한다.
◌ 우리가 찬양해온 한강의 기적은 강변의 모래톱과 수변 습지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도로를 올린 ‘토건의 기적’에 불과했다. 강의 숨구멍을 틀어막은 대가로 얻은 것은 끝없는 부동산 망국병이었고, 강을 생명이 아닌 수로(水路)로만 바라보는 뒤틀린 시선은 결국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라는 괴물을 낳았다. 그리고 그 탐욕의 바통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과 ‘한강버스’로 이어졌다.
◌ 그러나 강은 살아있다. 우리는 지난 2025년 11월 15일 발생한 한강버스 좌초 사건을 생생히 기억한다. 첨단 기술과 화려한 청사진으로 포장했지만, 한강버스는 결국 강바닥에 쌓인 모래톱에 걸려 멈춰 섰다. 서울시는 이를 단순한 운항 사고나 준설 부족 탓으로 돌렸지만, 우리는 이를 ‘습지의 역습’이라 명명한다. 그것은 사고가 아니라, 끊임없이 모래를 나르고 퇴적시켜 스스로 습지로 되돌아가려는 한강의 준엄한 경고이자 생명력의 증명이었다.
◌ 배를 띄우기 위해 강바닥을 파내고 또 파내어도, 강물은 어김없이 다시 모래를 실어와 그 자리를 메운다. 한강버스 좌초 사건은 인간이 아무리 거대한 자본과 기술로 강을 통제하려 해도, 흐르는 물의 본성을 결코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강은 유람선이 다니는 관광지나 교통수단이 아니라, 모래와 물과 뭇 생명이 어우러지는 습지여야 함을 강 스스로가 온몸으로 웅변한 것이다.
◌ 이제 인정해야 한다. 콘크리트를 뚫고 솟아나는 잡초처럼, 준설된 강바닥을 다시 채우는 모래처럼, 자연의 회복력은 인간의 몽상을 압도한다. 한강버스를 멈춰 세운 그 모래톱이야말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다.
◌ 습지의 역습은 이미 시작되었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기어코 잃어버린 습지를 회복시킬 것이다. 인공의 제방을 넘어, 썩은 보를 허물고, 막힌 물길을 틔워낼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강물이 스스로 그러하듯(自然), 한강이 다시금 거대한 습지로 되살아나 생명의 춤을 추는 그날까지 도도한 흐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강은 흘러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습지가 이긴다.
2026. 2. 2.
서울환경연합
이사장 최영식
사무처장 이동이
(사진설명) 1월 29일 일출 직전 저자도 습지와 중랑천 한강 합수부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