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모니터링 프로젝트, 1년차 결과보고서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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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 

2025년 3월 의성 산불은 천년고찰 고운사의 전각 18개소를 태우고 사찰림 248.87ha의 97.61%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통상 산불 피해지는 벌목과 조림으로 이어지지만,  고운사는 이 경로를 택하지 않았다. 한국 불교 종단 차원에서 자연복원을 공식 선언한 최초의 사례다. 


이 결정 이후의 숲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과 함께 식생·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2025년 8월부터 시작했다. 

식생 분야는 2026년 5월 별도 보고서로 먼저 발표되었다. 본 보고서는 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세 분야의 1차년도 결과를 처음 공개하고, 네 분야를 하나의 천이(succession) 서사로 종합한다.


1. 바탕 — 식생은 돌아왔다

기존의 소나무 단순림이 본래의 활엽수림으로 되돌아가는 천이가 시작되었다. 

• 위성 식생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1년 만에 0.516으로, 평년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 산불 전 58.51%를 차지하던 소나무림은 0.58%로 줄었고, 그 자리의 약 87%를 참나무류가 채웠다. 

• 산불 전 활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98%가 회복된 반면 침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40%만 회복됐다. 활엽수는 살아남은 뿌리에서 되살아나고, 소나무는 그 능력이 없다. 

• 식생이 땅을 덮으면서 큰비 때 토양 침식량이 산불 직후보다 약 72% 줄었다.


2. 그 위에서 — 새로 재생되는 나무와 죽은 나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시작되고 있다.

• 1차년도에 곤충 403종 141,827개체가 채집됐다. 자연복원지 곤충 개체수의 93.2%는 그을려 약해진 나무를 파고들어 목재를 분해 경로로 되돌리는 나무좀아과다. 산불 피해가 없는 자연림에서 이 비중은 18.4%였다. 

• 그 곤충을 먹는 딱따구리 3종이 2026년 번식기에 274건 탐지됐고, 딱따구리가 판 구멍을 둥지로 쓸 수 있는 새(박새류·동고비·소쩍새·올빼미 등) 13종이 1,502건 탐지됐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한 상류계곡에서도 딱따구리는 반복해서 확인됐다. 

• 2026년 번식기 조류는 53종. 새벽 6시 녹음의 97%에서 새소리가 들렸고, 밤에는 소쩍새·쏙독새가 다른 시간대를 차지했다. 

• 법정보호종: 멸종위기 Ⅱ급 애기뿔소똥구리(곤충), 올빼미·팔색조·긴꼬리딱새·수리부엉이(조류), 천연기념물 원앙. 산불 지표종 침엽수비단벌레도 자연복원지에서만 확인됐다. 

• 곤충 종다양성은 자연림보다 유의하게 낮다. 특정 종이 우점하는 교란지 초기의 전형이다.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사이에는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다. 조류는 산불 전 자료가 없어 회복률을 말할 수 없으며, 이번 결과는 향후 비교의 첫 기준선이다.


3. 그 위에서 — 멀리 다니는 동물은 돌아왔다. 작은 동물은 아직이다.

• 법정보호종 수달·담비·삵 3종 모두 확인. 수달은 8km 떨어진 미천에서 물길을 거슬러 찾아왔고, 담비 3~5마리는 능선·계곡·비피해 대조구(수정사)를 잇는 통로를 쓰고 있었으며, 삵은 2~3일 간격으로 나타나는 정주 개체였다. 

• 노루·고라니·멧돼지, 오소리·너구리·족제비 등 중부 산림의 중대형 포유류가 거의 빠짐없이 확인됐다. 핵심구역에서 확인된 종수(12종)는 산불을 겪지 않은 수정사(12종)와 같았다. 

• 반면 설치류는 조사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구역에 덫 30개를 놓았는데도 0마리였다.

• 벌목·임도 공사가 집중된 능선부는 8종으로 가장 빈약했고, 삵은 능선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사람의 벌목이 능선 쪽 회복을 늦추고 있다. 

• 마리 수는 표지-재포획이 아닌 전문가 어림값이며, 대조구와 조사 기간·카메라 대수가 달라 종수 비교는 신중히 읽어야 한다. 


4.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 고운사 사찰림의 향후 전망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씨앗을 나르는 설치류의 귀환. 벌목이 멈춘 뒤 능선부의 회복. 나무좀이 줄어드는 시점이다. 고운사에서 그 변화가 관찰되면 천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다층 활엽수림, 극상림까지의 시간까지 숲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 이 전망에 따라 앞으로 연구가 보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산불 전 자료와 비피해 대조구를 갖춘 반복 조사, 고사목 → 곤충 → 딱따구리 → 둥지로 이어지는 사슬의 현장 검증, 소형 포유류 정밀 조사, 능선 벌목이 동물 이동에 미치는 영향 추적. 연구 연대체는 이 공백을 2차년도 조사 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차년도가 확인한 것은 회복의 완료가 아니라, 회복이 분명히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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