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
2025년 3월 의성 산불은 천년고찰 고운사의 전각 18개소를 태우고 사찰림 248.87ha의 97.61%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통상 산불 피해지는 벌목과 조림으로 이어지지만, 고운사는 이 경로를 택하지 않았다. 한국 불교 종단 차원에서 자연복원을 공식 선언한 최초의 사례다.
이 결정 이후의 숲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과 함께 식생·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2025년 8월부터 시작했다.
식생 분야는 2026년 5월 별도 보고서로 먼저 발표되었다. 본 보고서는 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세 분야의 1차년도 결과를 처음 공개하고, 네 분야를 하나의 천이(succession) 서사로 종합한다.
1. 바탕 — 식생은 돌아왔다
기존의 소나무 단순림이 본래의 활엽수림으로 되돌아가는 천이가 시작되었다.
• 위성 식생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1년 만에 0.516으로, 평년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 산불 전 58.51%를 차지하던 소나무림은 0.58%로 줄었고, 그 자리의 약 87%를 참나무류가 채웠다.
• 산불 전 활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98%가 회복된 반면 침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40%만 회복됐다. 활엽수는 살아남은 뿌리에서 되살아나고, 소나무는 그 능력이 없다.
• 식생이 땅을 덮으면서 큰비 때 토양 침식량이 산불 직후보다 약 72% 줄었다.
2. 그 위에서 — 새로 재생되는 나무와 죽은 나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시작되고 있다.
• 1차년도에 곤충 403종 141,827개체가 채집됐다. 자연복원지 곤충 개체수의 93.2%는 그을려 약해진 나무를 파고들어 목재를 분해 경로로 되돌리는 나무좀아과다. 산불 피해가 없는 자연림에서 이 비중은 18.4%였다.
• 그 곤충을 먹는 딱따구리 3종이 2026년 번식기에 274건 탐지됐고, 딱따구리가 판 구멍을 둥지로 쓸 수 있는 새(박새류·동고비·소쩍새·올빼미 등) 13종이 1,502건 탐지됐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한 상류계곡에서도 딱따구리는 반복해서 확인됐다.
• 2026년 번식기 조류는 53종. 새벽 6시 녹음의 97%에서 새소리가 들렸고, 밤에는 소쩍새·쏙독새가 다른 시간대를 차지했다.
• 법정보호종: 멸종위기 Ⅱ급 애기뿔소똥구리(곤충), 올빼미·팔색조·긴꼬리딱새·수리부엉이(조류), 천연기념물 원앙. 산불 지표종 침엽수비단벌레도 자연복원지에서만 확인됐다.
• 곤충 종다양성은 자연림보다 유의하게 낮다. 특정 종이 우점하는 교란지 초기의 전형이다.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사이에는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다. 조류는 산불 전 자료가 없어 회복률을 말할 수 없으며, 이번 결과는 향후 비교의 첫 기준선이다.
3. 그 위에서 — 멀리 다니는 동물은 돌아왔다. 작은 동물은 아직이다.
• 법정보호종 수달·담비·삵 3종 모두 확인. 수달은 8km 떨어진 미천에서 물길을 거슬러 찾아왔고, 담비 3~5마리는 능선·계곡·비피해 대조구(수정사)를 잇는 통로를 쓰고 있었으며, 삵은 2~3일 간격으로 나타나는 정주 개체였다.
• 노루·고라니·멧돼지, 오소리·너구리·족제비 등 중부 산림의 중대형 포유류가 거의 빠짐없이 확인됐다. 핵심구역에서 확인된 종수(12종)는 산불을 겪지 않은 수정사(12종)와 같았다.
• 반면 설치류는 조사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구역에 덫 30개를 놓았는데도 0마리였다.
• 벌목·임도 공사가 집중된 능선부는 8종으로 가장 빈약했고, 삵은 능선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사람의 벌목이 능선 쪽 회복을 늦추고 있다.
• 마리 수는 표지-재포획이 아닌 전문가 어림값이며, 대조구와 조사 기간·카메라 대수가 달라 종수 비교는 신중히 읽어야 한다.
4.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 고운사 사찰림의 향후 전망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씨앗을 나르는 설치류의 귀환. 벌목이 멈춘 뒤 능선부의 회복. 나무좀이 줄어드는 시점이다. 고운사에서 그 변화가 관찰되면 천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다층 활엽수림, 극상림까지의 시간까지 숲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 이 전망에 따라 앞으로 연구가 보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산불 전 자료와 비피해 대조구를 갖춘 반복 조사, 고사목 → 곤충 → 딱따구리 → 둥지로 이어지는 사슬의 현장 검증, 소형 포유류 정밀 조사, 능선 벌목이 동물 이동에 미치는 영향 추적. 연구 연대체는 이 공백을 2차년도 조사 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차년도가 확인한 것은 회복의 완료가 아니라, 회복이 분명히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보고서 다운로드
고운사 자연복원 프로젝트
2025년 3월 의성 산불은 천년고찰 고운사의 전각 18개소를 태우고 사찰림 248.87ha의 97.61%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통상 산불 피해지는 벌목과 조림으로 이어지지만, 고운사는 이 경로를 택하지 않았다. 한국 불교 종단 차원에서 자연복원을 공식 선언한 최초의 사례다.
이 결정 이후의 숲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생명다양성재단과 함께 식생·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2025년 8월부터 시작했다.
식생 분야는 2026년 5월 별도 보고서로 먼저 발표되었다. 본 보고서는 야생동물·생물음향·곤충 세 분야의 1차년도 결과를 처음 공개하고, 네 분야를 하나의 천이(succession) 서사로 종합한다.
1. 바탕 — 식생은 돌아왔다
기존의 소나무 단순림이 본래의 활엽수림으로 되돌아가는 천이가 시작되었다.
• 위성 식생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1년 만에 0.516으로, 평년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 산불 전 58.51%를 차지하던 소나무림은 0.58%로 줄었고, 그 자리의 약 87%를 참나무류가 채웠다.
• 산불 전 활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98%가 회복된 반면 침엽수림이었던 자리는 약 40%만 회복됐다. 활엽수는 살아남은 뿌리에서 되살아나고, 소나무는 그 능력이 없다.
• 식생이 땅을 덮으면서 큰비 때 토양 침식량이 산불 직후보다 약 72% 줄었다.
2. 그 위에서 — 새로 재생되는 나무와 죽은 나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시작되고 있다.
• 1차년도에 곤충 403종 141,827개체가 채집됐다. 자연복원지 곤충 개체수의 93.2%는 그을려 약해진 나무를 파고들어 목재를 분해 경로로 되돌리는 나무좀아과다. 산불 피해가 없는 자연림에서 이 비중은 18.4%였다.
• 그 곤충을 먹는 딱따구리 3종이 2026년 번식기에 274건 탐지됐고, 딱따구리가 판 구멍을 둥지로 쓸 수 있는 새(박새류·동고비·소쩍새·올빼미 등) 13종이 1,502건 탐지됐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한 상류계곡에서도 딱따구리는 반복해서 확인됐다.
• 2026년 번식기 조류는 53종. 새벽 6시 녹음의 97%에서 새소리가 들렸고, 밤에는 소쩍새·쏙독새가 다른 시간대를 차지했다.
• 법정보호종: 멸종위기 Ⅱ급 애기뿔소똥구리(곤충), 올빼미·팔색조·긴꼬리딱새·수리부엉이(조류), 천연기념물 원앙. 산불 지표종 침엽수비단벌레도 자연복원지에서만 확인됐다.
• 곤충 종다양성은 자연림보다 유의하게 낮다. 특정 종이 우점하는 교란지 초기의 전형이다.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사이에는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다. 조류는 산불 전 자료가 없어 회복률을 말할 수 없으며, 이번 결과는 향후 비교의 첫 기준선이다.
3. 그 위에서 — 멀리 다니는 동물은 돌아왔다. 작은 동물은 아직이다.
• 법정보호종 수달·담비·삵 3종 모두 확인. 수달은 8km 떨어진 미천에서 물길을 거슬러 찾아왔고, 담비 3~5마리는 능선·계곡·비피해 대조구(수정사)를 잇는 통로를 쓰고 있었으며, 삵은 2~3일 간격으로 나타나는 정주 개체였다.
• 노루·고라니·멧돼지, 오소리·너구리·족제비 등 중부 산림의 중대형 포유류가 거의 빠짐없이 확인됐다. 핵심구역에서 확인된 종수(12종)는 산불을 겪지 않은 수정사(12종)와 같았다.
• 반면 설치류는 조사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구역에 덫 30개를 놓았는데도 0마리였다.
• 벌목·임도 공사가 집중된 능선부는 8종으로 가장 빈약했고, 삵은 능선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사람의 벌목이 능선 쪽 회복을 늦추고 있다.
• 마리 수는 표지-재포획이 아닌 전문가 어림값이며, 대조구와 조사 기간·카메라 대수가 달라 종수 비교는 신중히 읽어야 한다.
4.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 고운사 사찰림의 향후 전망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씨앗을 나르는 설치류의 귀환. 벌목이 멈춘 뒤 능선부의 회복. 나무좀이 줄어드는 시점이다. 고운사에서 그 변화가 관찰되면 천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다층 활엽수림, 극상림까지의 시간까지 숲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 이 전망에 따라 앞으로 연구가 보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산불 전 자료와 비피해 대조구를 갖춘 반복 조사, 고사목 → 곤충 → 딱따구리 → 둥지로 이어지는 사슬의 현장 검증, 소형 포유류 정밀 조사, 능선 벌목이 동물 이동에 미치는 영향 추적. 연구 연대체는 이 공백을 2차년도 조사 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차년도가 확인한 것은 회복의 완료가 아니라, 회복이 분명히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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