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 마땅한 동물🕊️은 있을까?
얼마 전 서울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출구 곳곳에 부착된 흰머리수리 사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역사 안으로 비둘기가 들어온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의 사진을 붙여 둔 것입니다.
비둘기는 귀소 본능이 뛰어난 동물로, 근대 이전까지 전서구이자 통신병으로서 활약해 왔습니다. 통신 기술의 발전 이후에는 여러 행사에 동원되며 점차 인간의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그 무렵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공연과 기념식에서 비둘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처럼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도심 속 비둘기의 수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2009년 환경부는 도심에 거주하는 집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비둘기의 털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배설물이 쌓여 건물과 문화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번식시킨 것은 인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들은 어느새 ‘닭둘기', ‘비둘쥐' 등의 멸칭으로 불리며 조롱과 기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내년부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일각에서는 ‘편의에 따라 비둘기의 생존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며 불임 모이 급여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사료가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비둘기들은 공원과 상가 등 인간이 지은 구조물에서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갑니다.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살 길을 찾는 비둘기에게는 당연한 일일 뿐이에요.
과연 우리에게는 비둘기를 혐오할 자격이 있을까요? 비둘기가 전부 사라진 세상은 정말 평화로울까요? 어쩌면 없어져야 할 것은 비둘기가 아니라, 미움 가득한 우리의 부끄러운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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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마땅한 동물🕊️은 있을까?
얼마 전 서울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출구 곳곳에 부착된 흰머리수리 사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역사 안으로 비둘기가 들어온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의 사진을 붙여 둔 것입니다.
비둘기는 귀소 본능이 뛰어난 동물로, 근대 이전까지 전서구이자 통신병으로서 활약해 왔습니다. 통신 기술의 발전 이후에는 여러 행사에 동원되며 점차 인간의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그 무렵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공연과 기념식에서 비둘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처럼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도심 속 비둘기의 수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2009년 환경부는 도심에 거주하는 집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비둘기의 털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배설물이 쌓여 건물과 문화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번식시킨 것은 인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들은 어느새 ‘닭둘기', ‘비둘쥐' 등의 멸칭으로 불리며 조롱과 기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내년부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일각에서는 ‘편의에 따라 비둘기의 생존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며 불임 모이 급여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사료가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비둘기들은 공원과 상가 등 인간이 지은 구조물에서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갑니다.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살 길을 찾는 비둘기에게는 당연한 일일 뿐이에요.
과연 우리에게는 비둘기를 혐오할 자격이 있을까요? 비둘기가 전부 사라진 세상은 정말 평화로울까요? 어쩌면 없어져야 할 것은 비둘기가 아니라, 미움 가득한 우리의 부끄러운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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